1. 캠핑을 떠나기 전에, 먼저 살펴야 할 건 하늘과 땅이다
처음 캠핑을 떠나기로 마음먹었을 땐 누구나 설렌다. 어디서 텐트를 칠까, 무슨 메뉴를 해먹을까, 밤하늘 별은 잘 보일까. 이런 상상만으로도 마음이 붕 뜬다. 그런데 막상 캠핑장에 도착하면, 생각지 못한 변수가 하나둘 고개를 든다. 그래서 가장 먼저 해야 할 건, 낭만보단 현실적인 점검이다. 바로 날씨와 지형.
날씨는 말할 것도 없다. 비라도 내리면 텐트는 축축해지고, 땅은 질퍽해지며, 짐 풀기도 쉽지 않다. 더구나 강풍이라도 분다면 상황은 더 나빠진다. 텐트가 날아가거나, 바람에 나뭇가지가 떨어질 수도 있으니까. 기상청 앱 하나쯤은 설치해 두고, 출발 하루 전엔 반드시 체크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지형도 중요하다. 평평한 곳인지, 배수가 잘 되는 땅인지, 머리 위로 나무가 너무 우거지진 않았는지, 주변에 낙석 위험은 없는지. 특히 계곡 근처는 아무리 경치가 좋아도, 갑자기 쏟아지는 비에 물이 순식간에 불어날 수 있어서 위험하다. 캠핑장은 낭만의 공간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자연 속'이라는 점을 절대 잊어선 안 된다. 병원이나 마트 같은 편의 시설이 얼마나 가까운지도 미리 검색해보고, 혹시라도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상상해보는 것만으로도 훨씬 더 안전한 캠핑이 된다.
2. 불멍은 좋지만, 불장난은 아니다
모닥불 앞에서 멍하니 시간을 보내는 이른바 ‘불멍’은 캠핑의 로망이다. 장작 타는 소리, 피어오르는 연기, 따뜻한 온기. 그런데 이 불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으면, 순식간에 사고가 된다. 캠핑에서 화기는 낭만의 수단이지만, 동시에 매우 조심스러운 물건이다.
불을 피울 땐 반드시 화로대나 지정된 공간을 사용해야 한다. 장작 옆에 마른 낙엽이나 종이 상자가 굴러다닌다거나, 바람이 강하게 부는 날이라면 불씨가 날아가 산불로 번질 수도 있다. 바람막이 하나쯤은 준비해두는 것이 좋고, 불을 피울 때는 항상 근처에 물을 준비해두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가스버너나 휴대용 레인지도 마찬가지다. 작은 틈새에서 가스가 새어 나와 불이 붙는 경우도 종종 있다. 사용하기 전엔 연결 부위를 확인하고, 다 쓰고 나면 밸브를 꼭 잠가야 한다. 그리고 이건 정말 중요하다. 텐트 안에서는 절대, 정말 절대 화기를 사용하면 안 된다. 특히 겨울철 난로나 화로 사용은 일산화탄소 중독 위험이 매우 높다. 환기를 잘 시켜야 하고, 가능하다면 감지기를 챙겨가는 게 좋다. 결국, 불은 잘 다룰수록 따뜻한 기억이 되지만, 방심하는 순간 위험이 된다. 캠핑의 낭만은 안전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걸 꼭 기억하자.
3.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하는 자세가 캠핑을 진짜 즐겁게 만든다
완벽하게 계획한 캠핑일지라도, 자연은 늘 변수가 많다. 작은 부상, 갑작스런 몸살, 곤충에 물린 데서 시작해 야생동물과의 예상치 못한 조우까지. 그래서 마지막으로 꼭 챙겨야 할 건, ‘응급 상황을 대비하는 준비’다.
가장 기본은 구급상자다. 밴드, 소독약, 진통제, 연고, 벌레 퇴치제 같은 것들은 꼭 빠짐없이 챙겨야 한다. 특히 여름엔 모기와 벌, 진드기까지 활발히 움직이기 때문에 모기장과 벌레 퇴치 스프레이도 필수다. 음식물은 되도록 밀폐 용기에 담아 보관하고, 쓰레기는 바로바로 처리해야 한다. 야생동물은 사람보다 음식 냄새에 민감하다. 괜히 근처를 어슬렁거리게 만들 필요는 없다.
통신이 잘 안 되는 곳이라면 더더욱 대비가 필요하다. 캠핑장 위치를 가족이나 지인에게 미리 공유해두고,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비상 랜턴, 보조 배터리, 호루라기 하나쯤은 꼭 챙기자. 나침반이나 GPS 기능이 있는 앱도 유용하게 쓰인다. 아이와 함께 간다면, 아이가 혼자 텐트 밖으로 나가지 않도록 미리 약속을 해두고, 위험한 구역은 함께 다니며 눈에 익히게 해줘야 한다. 캠핑이란 결국, 편리한 공간에서 벗어나 불편을 감수하면서 자연과 가까워지는 일이다. 그 불편 속에서 진짜 휴식을 얻고, 소소한 불안감을 대비할 줄 알 때, 비로소 마음 놓고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 안전이야말로 캠핑의 가장 든든한 동반자다.